▲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     ©편집국

요즘 교회마다 성경학교가 한창이다. 교육은 항상 미래지향적이며 동시에 교회의 장래이다. ‘어린이는 어른들의 아버지다.’ 워즈워스의 시구에 나오는 어린이 예찬이다. 어린이는 순진무구하다. 오염되지 않은 무공해인간이다. 본 대로 느낀 대로 말한다. 한 자락 깔아놓고 겉과 속이 다르게 계산하지 않는다. 솔직담백하다. 예수님도 돌이켜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어린이를 강복하면서 그들이 내게 오는 것을 막지 말라고 당부했다. 어린이의 진솔함을 대할 때마다 우리 자신이 많이 무디어졌고 남루해졌고 사악해졌음을 깨닫게 된다.
 
경기도 여주 오산초등학교에서 발행한 「민족의 골든벨을 울려라」란 책 속에는 초등학교 학생들의 마음을 담은 시(詩)들이 들어있다. 그 소박한 시어들을 통해 어른들의 마음을 검토해본다. ⑴“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무엇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맹민재 「인생은」) ⑵“개굴 개굴 개굴 외롭게 우는 개구리. 외롭지 않게 함께 깨굴 / 개구리는 웃는 건지 우는 건지. 개구리도 종류가 있다. 민재는 맹꽁이라서 깨굴” (김영우 「개구리」) ⑶“토라졌다가 만났다. 합쳐졌다가 나누어졌다가 / 이별 앞에 울고, 만남 앞에 웃는 / 그런 요상한 낱말 ‘우정’” (서가영 「우정」) ⑷“날개를 달고 날아본다면 / 저멀리 저멀리 / ‘꿈’이라는 희망을 향해” (김지윤 「꿈」) ⑸“학교에서든, 집에서든 언제나 내 마음 한구석에 있는 친구여 / 겨울바람이. 아무리 차갑게 분다 하여도. 친구만 있다면 그 추위 이기리오. 친구여…” (장주현 「친구」) ⑹“늦은 밤. 늦은 밤에 아무도 없이 혼자 있는 집에서 무얼 할까?… / 잠이 오지 않게 커피를 타 먹지! / 늦은 밤, 늦은 밤 아무도 없이 혼자 있는 집에서 무얼 할까? / 무섭지 말라고 컴퓨터를 하지! / 늦은 밤, 늦은 밤에 커피를 타 먹고 컴퓨터를 하는 것도 좋지만 잠이 최고지!” (이여진 「늦은 밤」) ⑺“행복이 행복이 흘러가면 불행이 오고 / 불행이 불행이 흘러가면 행복이 오네 / 그래서 그래서 행복과 불행 모두 좋네” (신자현 「행복」) ⑻“내 친구는 소중한 친구, 언제나 나의 곁에 있는 소중한 친구 / 내가 싸울 때면 어느샌가 내 옆에 와주는 친구 / 항상 고마운 친구” (이희애 「친구」) ⑼“당신의 손 장갑이 되고 싶습니다. 난로처럼 온몸을 녹여주고 싶지만, 나에겐 그런 힘이 없습니다. 촛불처럼 희생하여 당신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지만, 나에겐 그런 용기가 없습니다 / 그래서 나는 당신의 손 장갑이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최경원 「손장갑」) ⑽“참된 행복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 참된 행복은 작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 / 참된 행복은 작지만 자기 일에 만족하고 / 자기 안에서 그것을 찾는 사람에게만 / 보이도록 가만히 가만히 찾아온다” (맹민재 「참된 행복」)
 
이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 닮고 싶은 책 속의 인물과 닮고 싶은 이유를 물어보았다. 대답은 이렇게 나왔다. 쪾캔디(항상 웃고 비굴하지 않아서) 쪾명성황후(여자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쪾헬렌 켈러(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니까) 쪾퀴리부인(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쪾아인슈타인(아주 많이 똑똑해서) 쪾레오나르도 다빈치(여러 가지 발명과 그림을 많이 남겼고,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 인물이므로) 쪾왕건(똑똑하고 힘이 세서) 쪾링컨(훌륭한 업적을 많이 남겨서).
 
6학년 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각자 자기의 인생관이 담긴 좌우명을 하나씩 내걸었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쪾꿈은 이루어진다. 쪾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자. 쪾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 쪾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없다. 쪾지금도 경쟁자들의 책장은 넘어가고 있다. 쪾하나님 배경 믿고 세상과 맞짱 뜬다. 쪾공부를 하지 말고 공부를 이겨버려라. 쪾할 수 없는 일이라도 내가 노력하면 꼭 이루어진다. 쪾내 생애에 공부란 것은 참다운 인생이다. 쪾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노력하면 꿈을 이룬다. 쪾의심과 두려움으로 인생을 헛되이 보내지 마라. 쪾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 쪾세상은 못 이겨도 나 자신은 이겨라. 쪾인생은 노력하는 것만큼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제 어느 대학의 총장님이 대화에서 조심할 일을 지도 조언으로 붙여주셨다. 사람 앞에서 잘난 체하면 적이 많이 생긴다. 많이 안다고 말을 독점하면 적이 더 많아진다. 두고두고 괘씸한 느낌이 드는 말은 위험하다. 상대를 가르치려 하면 그가 피하게 된다. 당신이 아는 만큼 상대방도 알고 있다고 믿어야 그를 존경할 수 있다. 남을 훈계할 때 그가 들으리라고 생각하지 마라. 쓴소리는 단맛으로 포장해라. 분별력을 가지고 네 입술로 마음의 지식을 굳게 지켜라. 미련한 자의 입술은 다툼을 일으키고, 그 입은 매를 불러들인다. 사랑 없는 비판은 절대 금물이다. 허세에는 한 번 속지 두 번 속지 않는다. 약점은 농담으로라도 들추어내지 마라. 험담에는 발이 달렸다. 남이 없는 데서 헐뜯는 것은 뒤통수에다 총을 쏘는 것처럼 비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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